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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Movie)

[영화리뷰] 함께 해서 더 빛나는 '버킷리스트' (스포일러 주의)


 


 

 

 

이 영화를 보게된 계기는 순전히 '우연'이었다.

장시간 비행중 지루함을 떨치기위해 선택한 영화. '버킷 리스트'였다.

그렇게 아무런 생각없이 보기시작했던 영화였지만,

영화가 끝나고나서는 깊은 감동과 함께

죽음의 문턱에 선 두 노인의 파란만장한 스토리를 통해 과연 '인생'에 대해 무엇을 논하고 싶었는지 생각하게했다.

흥행하기위해  극단적이고 자극적, 비극적인 스토리를 택하는 영화가 주류를 이루는 요즘.

이 영화의 잔잔한 스토리 이면에 숨겨진 깊은 메세지에 나는 눈물이 났다.

요즘 흥행하기 위해 좀더 자극적 소재를 택하고  결국 극단적 비극으로 치닫는 영화들 속에서

이 영화는 잔잔한 스토리로도 깊은 감동을 주기에 더 빛이 나는 것이 아닐까?

 

그러면 본격적으로 내가 생각해본 이 영화의 메세지에 대해 적어보려한다.

영화의 표면적인 주제는 역시 '우정,사랑'이다.

언뜻보면 다른 드라마류의 영화가 그러하듯이 식상하고 뻔한 주제로 보이지만,

그저 이렇게 두 단어로 이영화를 압축해버리기에는 너무도 놓치는 것이 많다고 생각되기에

카터와 에드워드의 관계를 중심으로 영화를 분석해보려한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있듯이 

카터와 에드워드는 죽음에 다다른 시한부 인생이다.

가장으로서 가족의 부양을 위해 교수라는 꿈을 접어두고, 수리공으로서 평생을 바친 카터.

하나밖에 없는 딸과의 안좋은 관계를 접어두고, 백만장자가 되기위해 기업가로서 평생을 바친 에드워드.

이렇듯 두사람은 살아온 패턴부터 정반대이다.

철저히 가족, 즉 다른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카터.

반면 철저히 자신에게 집중해온 에드워드.

(그가 집착하는 최고급 커피는 이러한 점을 뒷받침한다)

철저히 다른사람을 위해 살아온 사람과 철저히 자신을 위해 살아온 사람.

그러나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이 두사람 앞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카터에게는 죽음앞에서는 무의미한 가족의 위로가

에드워드는 자신을 위해 평생 모았던 재력이 무의미해지는 앞날이 남았을 뿐이다. 

그저 지나온 삶에 대한 허무와 죽음까지의 기다림만 남았을뿐.

 

그러다가 두 사람은 버킷리스트에 대해 알게되고 특별한 여행을 결심한다.

이 두사람에게 버킷리스트는 죽고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하고

자신이 살아왔던 삶과 자신이 꿈꿨던 삶을 비교함으로서

자연스레 죽음까지의 무력한 기다림을,

앞으로 남은 시간에 이룰 수있는  꿈의 실현에 대한 의지로 바꾸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평생을 가족에게 바쳤던 카터에게 이 여행은 그에 대한 자유를 의미한다면

재벌임에도 불구하고 외로운 삶을 살았던 에드워드에게 이 여행은

처음으로 다른사람, 즉 카터와 함께 교감할 수있는 친구를 만드는 계기가 된다.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그들은 더이상 두려울 것이 없다.

사람은 데드라인을 받으면 좀더 집중하고 목표에 대한 무모한 모험을 할 만한  용기가 생긴다. 

그들은 죽음의 데드라인을 선고받고 특유의 무모한 용기와 집중력으로

여태껏 살아오면서 하지못했던 것들을 보상이라도 받으려고 하는듯이

버킷 리스트를 즐기며 멋지게 하나씩 지워나간다.

 

그리고 인생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동반자로서

그들은 교감하며 자신의 인생을 되짚어보고 하나씩 정리해 나간다.

 



이 여행중 영화의 명대사가 나온다. 이 대사에서 버킷리스트가 의미하는 것을 알 수있다.


"인생에서 기쁨을 찾았는가?" "당신의 인생이 다른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었는가?"

 

 


여행을 통해 그들은 서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되고,

결국 서로를 변화킨다.

카터는 여행을통해서

희생할 수밖에 없는 굴레였다고 느껴온 가족의 의미를 진정한 사랑의 안식처라 여기게 되었고

에드워드는 자신이 미루어왔던 딸과의 재회를 함으로써

그동안 그가 놓쳐왔던 가족애를 되찾게 된다.

중간에 다툼과 잠시동안의 이별은 서로를 변화시키기위한 댓가였다고나 할까?

 

결국 두사람은 자신이 잃어버렸던 삶을 되찾고 히말라야의 깡통속에 나란히 묻힌다.

버킷리스트의 진정한 의미는 

죽기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을 함께 함으로서 이루어진 "관계"와

그로 인해 변한 그들의 삶이 아닐까?

 

때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버거워서, 때로는 혼자라 외로워서

우리는 그렇게 사람들 속에서 상처를 받아 혼자가 되기도하고

또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 그것을 치유하기도한다.

 

어쩌면 이영화를 본 나는 행운아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속 주인공들은 죽음의 문턱에 이르러서야 그들의 인생을 찾기 시작했지만

나는 죽음의 데드라인을 받기전에

나의 삶은 어떠했는지 되돌아보고 그동안 놓쳐온 소중한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있는 좋은 계기였으니까.